잠재 고객과 일단 만나는 법

스타트업 영업 백서 (3): 대표의 SNS로 고객 만나기

이전 스타트업 영업 백서 2편에서 세일즈 즉, 영업이 최고의 가설 검증 수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세일즈, 마음은 먹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신가요? 대표님도 영업은 처음이신가요?

디지털 마케팅으로 성장하는 B2C 기반 서비스(이커머스, 플랫폼, SNS 등)와 다르게 B2B에서는 여전히 사람에 의한 ‘영업력’이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제품을 파는 B2B 영업의 노하우와 새로운 제품을 팔아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 세일즈에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어떻게 잠재 고객과 만날까요?

당연하게도, 대표의 네트워크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스타트업 대표가 SNS 활동을 통해서 혹은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잠재 고객을 만나고, 영업 기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 영업, 초기에는 대표가 나서야 한다

스타트업을 막 창업한 대표님께서 현실을 마주했을 때 기대와 다른 점 중 하나가 바로 세일즈(영업)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니 자동으로 온라인 구매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했다면, 아무런 접촉이 없는 고객이 우리의 제품을 발견하고, 제품의 기능을 이해하고, 프라이싱 플랜을 숙지하고, 카드번호를 넣어서 제품을 결제하기까지는 정말 수많은 단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단계마다 장벽이 있습니다.

화면을 슥슥 내리며 훑는 잠재 고객은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애써 우리 제품을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수고를 들이지 않습니다. 특히 조직 내 많은 구성원들을 고려하며 구매 결정을 해야하는 B2B 비즈니스/서비스의 경우, 웹사이트만 보고 쉽게 서비스를 요청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B2B라면 더더욱 아는 사람부터 만나서 의견을 물어보고 들어야 합니다. 

리캐치 제로투원 세일즈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님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돈을 벌어야 하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세일즈의 책임은 그 누구보다 창업자(대표)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스타트업이든 영업의 처음은 Founder-led Sales(파운더 세일즈)라고 말합니다. 지금부터 네트워크를 동원한 Founder-led Sales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서라도 어떻게든 기회를 얻어내자

많은 스타트업이 랜딩페이지를 통해서 비즈니스 가설을 검증하는데요. 랜딩페이지로 방문자 수 혹은 가입자 수를 통한 수요조사는 할 수 있지만, 유료 고객 유치까지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위기가 발생합니다. ‘트래픽은 터졌는데, 왜 구매를 안 하지?’ ‘우리 제품이 별로인가?’ 여기서 낙심하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기회를 얻어내야 합니다. 고객을 만날 기회를 말이죠.

스타트업 파운더 세일즈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바로 잠재 고객을 만나는 일입니다. 구매는 그 다음입니다. 구매 의사가 없더라도 대화하는 과정에서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솔루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만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어렵습니다. 어떻게 잠재 고객을 만날 기회를 만들까요?

리캐치 제로투원 세일즈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님

1. 잠재 고객이 모여있는 SNS에서 존재감 키우기

비용 0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SNS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비즈니스를 예로 들어볼게요. 스타트업 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으로는 페이스북, 디스콰이엇, 아웃스탠딩, 링크드인, 오픈채팅방 등이 있는데요. 많은 스타트업 종사자들, AC/VC 등이 여기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인사이트와 정보를 나눕니다. 

또한 ABC 커뮤니티, 디스콰이엇 등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어떤 서비스이든 소수의 CBT(베타 테스트)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채널입니다. 따라서 네트워크가 전혀 없다면, 비교적 쉽게 접근하고 활동할 수 있는 스타트업 씬에서부터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세요. 

*페이스북으로 스타트업 영업 기회 만들기

특히 저는 페이스북을 추천합니다. 초기 비즈니스캔버스는 매주 크고 작은 성취를 페이스북에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시장의 인사이트를 올리는 다른 대표님들, 심사역들, 투자자들의 게시물을 팔로우하고, 소식을 살피고, 좋아요를 누르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특히 Product Hunt(프로덕트 헌트) 혹은 디스콰이엇처럼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딥하게 나누는 커뮤니티 혹은 소셜미디어 공간은 이미 엑싯을 경험한 뛰어난 창업자 혹은 개발자에게 우리 제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또한 꾸준한 SNS 활동은 VC, AC 관계자에게 노출되어 투자 유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SNS 활동을 하다 보면 조금씩 스타트업 씬에 파운더가 알려지고, 우리의 팀이 알려지고, 결국 우리의 서비스가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커뮤니티 및 SNS에서 존재감을 만들었다면, 다음으로는 우리의 크고 작은 성과 그리고 제품/서비스의 기능을 알릴 차례입니다. 

처음부터 제품의 기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SNS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제품/서비스의 VP(가치 제안)를 잘게 쪼개서 하나씩 포스팅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저희가 A 문제를 겪는 분들을 위해서 B 기능을 출시했는데, 혹시 피드백 주실 수 있을까요?’처럼 말이죠. 게시물에 댓글을 단 분들께는 DM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를 여쭤보거나 대면 미팅을 요청 드릴 수 있습니다.

리캐치의 PO 브라이언링크드인에서 제품의 신기능에 관한 포스팅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우리 제품이 풀고자 하는 시장에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또한 먼저 콜드메일, DM, 콜드콜을 보내는 아웃바운드 세일즈를 하더라도 잠재 고객이 아예 우리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상황과 대표님의 SNS를 몇번 보며 내적 친밀감을 쌓은 경우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대표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이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 세일즈 전략 중 하나입니다.

제품의 기능 / VP만 포스팅하지 않고 풀고자 하는 문제 영역에 대한 정보성 콘텐츠와 인사이트를 자주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페이스북을 활용해서 영업 미팅을 제안하는 구체적인 방식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확인해 보세요.
아웃바운드 영업 전략 | 페이스북으로 B2B 영업하는 법

2. 인플루언서 대표님을 벤치마킹하여 SNS 활동하기

어떻게 SNS 활동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미 회사의 목소리를 내는 간접적인 채널로 SNS를 잘 활용하고 계신 다른 대표님을 벤치마킹해 보세요. 경험에서 우러난 찐 인사이트를 나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드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파운더부터, 그리고 점차 팀원들의 소셜미디어도 일상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세요. 그 어떤 Paid Marketing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험과 데이터가 쌓이면,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레포트, 백서, 케이스 스터디 자료와 같은 형태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혹은 이러한 자료의 일부만을 SNS에 공개하여 연락처를 내고 자료를 다운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풀고자 하는 문제의 영역에서 Thought Leadership을 강화하는 것은 B2B SaaS의 경우에 특히 중요합니다.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에 주기적으로 비즈니스캔버스의 소식을 공유했어요.

3. 투자자의 네트워크 활용하기

다음은 투자자 네트워크입니다. 만약 투자를 받았다면, 심사역님과 네트워크가 생깁니다. 심사역님은 우리의 비즈니스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외부인입니다. 동시에 업무적으로 매우 많은 기업과 사람을 만납니다.

심사역님께 우리의 제품/서비스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 잠재 고객과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이렇게 우리의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있는 외부인은, 그냥 고객을 연결해 주기보다, 사전에 서비스의 가치와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해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사역님의 정보와 네트워크는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자원 중 하나입니다. 물론 부담을 드리거나 Reputation Risk를 만들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또한 꼭 이벤트가 있지 않더라도, 투자 유치 전후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우리의 성장을 심사역님들께 공유 드리며 꾸준히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카카오벤처스 정신아 대표님
(전) 카카오벤처스 대표, (현) 카카오 정신아 대표 이사님께서 비즈니스캔버스의 제품에 대한 인터뷰에 참여해 주셨어요.

4. ‘인싸’ 에반젤리스트 만들기

마지막은 이미 네트워크가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창업자는 세일즈 말고도 경영과 제품 개발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요. 효과적인 방법은 이미 네트워크 노드를 많이 가지고 계신 ‘인싸’와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직접 추천을 해주시는 고객을 ‘에반젤리스트’라고 부르는데, 저는 에반젤리스트가 꼭 우리의 고객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제품이 해결하는 문제 상황과 솔루션을 이해하고, 이러한 문제를 겪는 사람에게 우리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우리의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특히 창업팀이 단기간에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해외 시장이라면, 해당 분야에서 이미 영향력 있는 도메인 전문가를 찾아 그들의 입을 통해 회사의 영향력을 높이고 레퍼럴을 만드는 것은 초기 스타트업이 단단한 시장을 뚫을 수 있는 GTM 전략입니다. 

에반젤리스트가 생기려면, 우리가 타겟하는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을 찾아 그분의 니즈를 파악하고 우리의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지원과 협업의 기회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스타트업 대표라면, 일단 고객을 만나야 합니다. 

리캐치와 같은 기업을 위한 SaaS를 만들고 세일즈하며 제가 지금까지 가장 많은 배움을 얻은 시간은 그 어떤 강연도, 컨설팅도 아닌 바로 ‘고객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고객과 만나지 못해서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네트워크를 동원해 잠재 고객을 만나는 법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만나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누구부터 만나지?’에 대한 힌트를 드리기 위해 스타트업 영업 백서 4편: “ICP(Ideal Customer Profile) 중심으로 ‘좋은 고객‘을 모시는 법”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파운더 세일즈 백서 모아보기

스타트업 영업 백서 (1): 창업의 본질은 문제 찾기
스타트업 영업 백서 (2): 세일즈는 최고의 WTP 가설 검증 수단이다
이번 편: 스타트업 영업백서 (3): 대표의 네트워크로 잠재 고객을 만나는 법
스타트업 영업 백서 (4): ICP를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해야 확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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