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작전판에서 한 권의 B2B 책이 되기까지 – ⟪더 플레이북⟫ 출간기
B2B 마케팅・세일즈 책 ‘더 플레이북’ 출간 비하인드 스토리
안녕하세요, 리캐치 팀 하운입니다. 이번 글은 리캐치 블로그 공간을 빌려 조금 사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제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인데요. 리캐치 팀이 첫 책, 《더 플레이북: 마르지 않는 매출을 만드는 B2B 마케팅 세일즈》를 펴냈습니다. 세일즈 리드 한규님, 그로스랩 리드 가은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함께 했습니다.
처음 B2B 마케팅과 영업의 세계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막막함을 떠올리며 다른 이들은 우리만큼 헤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출간하고 돌이켜보니 리캐치 팀의 거대한 회고록 같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미 리캐치를 알고 계실 것 같아, 조금 더 솔직하게 책을 쓰게 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할 땐 몰랐습니다. 1년 4개월이 걸릴 거란 걸.
주말마다 모여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2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셋이서 쓰는데 그렇게 오래 걸릴 리 없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1년 4개월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책이 세상에 나왔어요.
꿈만 꾸던 B2B 비즈니스 리더들께 의미 있는 피드백을 요청드렸을 때, 많고 많은 후기들 중 특히 와닿은 피드백이 하나 있었는데요.
“먼저 수없이 부딪히고 깨져본 이들이 정리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플레이북”
“어떤 일에서 전문성을 갖는다는 것은 그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재현 가능한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된 메커니즘은 결국 다른 사람에게 ‘전이 가능한 경험’이 되어 시행착오의 시간을 줄여주는 플레이북이 된다.” – 우미영 전 어도비 코리아 대표
저희 셋, 더 나아가 저희 팀의 시행착오부터 줄이고자 했던 그 플레이북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은 어땠을까요? 《더 플레이북》을 만들며 고민했던 것들,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플레이북이란 무엇인가 – 생존을 위해 만든 우리만의 내부 작전판

“기업에게 시간은 곧 돈”
기업에게 시간은 곧 돈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목표로 하는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고, 가파른 성장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시장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갑니다. 시간을 기회와 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북’이 필요했습니다.
플레이북은 원래 미식축구에서 팀이 우승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작성한 하나의 작전판을 말합니다(책 표지가 축구 경기장의 작전판을 모티브로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비즈니스에서 플레이북은 매출 조직의 작전판이라 하겠습니다. 즉, 마케팅팀이 잠재 고객을 획득하여 육성하는 것부터 영업이 출현하여 고객으로 전환하는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전략과 전술을 기술한 자료인 것이죠.
“암묵지를 형식지로”
리캐치 팀이 플레이북을 만든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신규 세일즈 담당자가 조직에 합류하여 적응하고 본격적인 퍼포먼스를 내기까지는 평균적으로 6개월이 소요되는데, 만약 3개월 만에 완벽하게 프로세스를 숙지하고 퍼포먼스를 낸다면 목표 달성 시점이 3개월 앞당겨지는 것이나 다름없죠. 실제로 플레이북과 같은 구조화된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신규 담당자가 3.4개월 더 빠르게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처음에는 블로그, 노션, 슬랙 곳곳에 흩어진 정보의 파편들을 모았습니다. 암묵지 상태로 존재하던 노하우를 하나의 형식지로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그렇게 리캐치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내부 자료’가 탄생했습니다.
마케팅과 세일즈 팀의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고, 팀원 간 퍼포먼스의 편차를 줄이며, 신규 입사자를 온보딩하는 데도 용이했습니다. 목표로 하는 지점에 더 빠르게 닿을 수 있도록 돕는 자료가 된 거죠.
왜 이 책을 썼나 – 내부 자료가 책이 되기까지
댓글 500개가 알려준 것
내부 자료로만 쓸 생각이었던 그 플레이북이 책이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전환점은 한규님께서 플레이북 내부 자료 일부를 링크드인에 공유했을 때였습니다. 댓글은 500개가 넘게 달리고, 공유는 95개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북이라는 개념을 책에서 본 적은 있지만, 진짜 그 플레이북이 뭔지 깊게 파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팀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읽는 자와 행하는 자의 차이를 실감하게 됩니다”, “팀이 다같이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어디를 보완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라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저희의 시행착오가 누군가에게는 꽤 쓸모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쓸모있는 길잡이를 만드는 일의 보람


책을 함께 쓴 가은님과 저를 비롯해 리캐치 팀은 오랫동안 콘텐츠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2023년에 발행한 벤치마크 리포트는 6,700명 이상이 다운 받았고, 블로그 글들 중 일부는 B2B 현업자들의 북마크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리드를 얼마나 획득하는가보다도 누군가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보람이기에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정량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경험도 쌓였고요. 이렇게 마케팅과 세일즈 현장에서의 진짜 고민을 담은 콘텐츠가 쌓이면서, 이번에는 B2B 책으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각자의 이유, 하나의 목표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다 달랐습니다. 벼랑 끝에 선 가장으로서 선택지 없이 시작한 영업이 어느새 천직이 된 한규님은,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세상에 유산으로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삽질을 거듭하며 ‘한 달 살이 마케팅’으로 지치기를 반복하다 지속 가능한 마케팅 드리븐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 쌓고 있는 것들을 입체적인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가은님은 B2B 마케팅 현장에서 수없이 부딪히며 정립한 리캐치만의 방법론을 공유하고 싶었고요. 회고와 기록, 공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 모여 주말마다 모여 쓰기 시작한 첫 책 “더 플레이북”이었습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것들
이 책을 읽고 나면 크게 이 3가지 메시지가 남길 기대합니다.
좋은 제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If you build it, will they come(당신이 그것을 만들면, 그들이 올까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피터 틸이 던진 질문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당연히 찾아오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이면서요. 비즈니스캔버스도 리캐치를 만들기 전에 그 실패의 지름길을 경험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기만 하면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부푼 꿈에 빠집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페이팔, 구글,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기업들도 뛰어난 제품만이 아니라 탁월한 마케팅과 세일즈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과 세일즈, 분리된 두 바퀴가 아닌 하나의 축
“B2B 매출 조직은 ‘영업’ 중심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마케팅으로부터 시작해서 영업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팀 간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링크드인을 통해 한규님이 공유한 플레이북 템플릿 자료를 받아본 한 현업자가 남긴 후기입니다.
시중에 B2B 마케팅과 세일즈를 함께 다룬 책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케팅은 아직 구매 가능성이 낮은 다수의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와 서비스를 노출하고 구매 문의를 고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세일즈는 구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수의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접촉을 이어가며 계약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고요. B2B 비즈니스에 있어 마케팅과 영업은 하나의 축으로 이어진 두 개의 바퀴이며, 두 조직의 이어달리기가 매끄러울수록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닌, 한국에서 검증된 방법론
국내 시장 환경과 해외 시장 환경은 분명히 다릅니다. 저희를 비롯해 그간 국내 B2B 매출 조직은 비교적 내용이 풍부한 해외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해외 사례도 도움이 되지만 국내 시장 환경에 충분히 대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죠. 그래서 가급적 국내 시장에서 직접 실행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은 사례들, 그리고 고객사의 사례를 통해 배운 것만을 추려 최대한 가감 없이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당장 오늘부터 실무에 적용 가능한 날것의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이요.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
선언 하나로 시작된 1년 4개월간의 주말


호기로운 선언 하나로 시작했고, 1년 4개월이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목표가 2개월 내 완성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서로의 자극에 힘을 얻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 선언을 지켜본 팀원들 그리고 책의 목적에 공감한 대표 우진님의 지지가 있었습니다.


그 사이 시장도 많이 변했습니다. GEO, AEO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가 등장했고, AI 에이전트가 마케팅과 세일즈를 무한히 효율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캐치도 CRM 솔루션만 운영하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B2B 마케팅 컨설팅・대행 서비스인 그로스 패키지를 운영하는 등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책에 담은 내용은 고정불변한 진리가 아닙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오늘도 수많은 고민과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고,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새로운 인사이트들도 끊임없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B2B 마케팅과 세일즈를 연구하는 조직으로서 현업의 최전선에서 얻은 배움들을 공유하는 것이 다른 분들께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와 디자인으로 완성된 책




약 3년간 콘텐츠에 공을 들이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내용만큼이나 디자인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잡한 마케팅과 세일즈 개념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브랜드의 가치를 각인 시키기 위해 브랜딩 디자인을 하는 것도요. 그 고민의 답은 민지님의 일러스트와 예빈님의 표지 디자인이었습니다. 세일즈 파이프라인, 리드 너처링, BUILD 프레임워크 같은 개념들이 리캐치 뉴스레터 주인장인 민지님의 손을 거쳐 직관적인 비주얼로 태어났습니다. 전 리캐치 브랜드 디자이너 예빈님의 터치로 리캐치 정체성을 책 표지에 담아냈고요. 이렇게 팀 전체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만의 플레이북을 만들 때

책 표지는 축구 경기장의 작전판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플레이북이란 원래 팀 스포츠에서 승리를 위한 전략을 담은 작전판을 의미하듯, 마케팅과 세일즈라는 두 팀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팀플레이 실전 전략을 표현했고요. 이 작전판이 여러분 조직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전략서로 역할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다음 타석에 서 있는 당신에게 한 타라도 더 잘 칠 수 있는 힌트를 전하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썼습니다. 책에 소개한 다양한 사례, 실패와 배움이 여러분이 더 좋은 마케팅과 영업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플레이북은 여러분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맞는 전략과 문장으로 재해석되고, 여러분만의 플레이북이 새롭게 작성되기를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다음 타석에 설 여러분의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부디, 건투를 빕니다.” -한규

“리캐치의 시행착오가 여러분의 지름길이 되길!” -하운

“진짜 힘은 B2B에 있다. 진정성과 관계로, 경제를 바꾸는 B2B 기업을 위하여” -가은

“B2B라는 매출 게임에 승리를!” -민지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최신 인사이트가 궁금하시다면, 마케팅 드리븐 파이프라인 구축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주세요. → 리캐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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