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CRM 도입, 왜 절반은 실패할까?
화려한 기대와 뼈아픈 실패 사이
“CRM 도입하면 매출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업팀의 불만만 거세졌어요” 지난해 CRM을 도입한 한 중견기업 대표의 고백입니다. 한국 B2B 생태계에서 이런 이야기는 낯설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CRM 도입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CRM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1조 원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15%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어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상당수 기업들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콘텐츠 순서
CRM 도입률은 높지만 만족도는 낮은 한국 기업들
리캐치 벤치마크 리포트에 의하면 국내 B2B 세일즈팀의 71%가 CR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RM을 ‘잘 쓴다’고 말하는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여전히 엑셀과 개인적인 수첩을 병행 사용하거나, CRM을 도입했다가 기존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가장 큰 이유는 CRM을 단순한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각 때문입니다. 많은 의사결정자들이 “좋은 CRM만 도입하면 영업팀 성과가 자동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조직 문화, 프로세스, 사용자 교육 등 훨씬 복합적인 요소들이 성공을 좌우합니다.
세일즈포스 장애 사태가 보여준 글로벌 솔루션의 맹점
2024년 11월, CRM 시장의 절대 강자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에서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약 9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LG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수천 곳의 기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섭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1위 브랜드니까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선택했던 솔루션이,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는 시차와 언어 장벽으로 인해 신속한 대응을 받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솔루션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특수한 요구사항과 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하면,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왜 비싼 CRM은 제대로 못 쓰일까?
1. 많은 기능 대비 제대로 쓰는 사람은 적다
첫 번째 실패 요인은 솔루션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일즈포스 같은 글로벌 솔루션들은 수백 가지 기능을 자랑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영업 담당자들에게는 “직관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관리자의 추진으로 도입되었지만, 실무진의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죠. IBM의 연구에 따르면, CRM 도입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사용자의 수용 거부’라고 해요.
따라서 도입 초기 2-3개월 동안은 열심히 사용하다가, 점차 엑셀로 돌아가는 구성원이 늘어나죠. 복잡한 메뉴 구조,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 한국 영업 환경에 맞지 않는 프로세스들이 사용자들의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CRM에 고객 정보 입력하는 시간에 고객 한 명 더 만나는 게 낫다”는 영업팀의 불만이 나오면서, 결국 시스템은 관리자만 들여다보는 보고용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2. CRM이 마케팅과 영업의 갈등을 부추긴다
두 번째 실패 요인은 조금 더 심각합니다. CRM 도입이 오히려 부서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우입니다. 전형적인 시나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마케팅팀은 웹사이트를 통해 대량의 리드를 생성하고 “우리가 충분한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영업팀 입장은 질이 떨어지는 리드만 많아졌다고 느끼며, 마케팅이 영업을 돕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양으로 평가 받는 마케팅 팀과 질로 평가받는 영업팀 사이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이죠.
즉 문제는 각 팀의 성과 지표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마케팅팀은 ‘리드 생성 수’로, 영업팀은 ‘실제 계약 성사’로 평가받다 보니, 마케팅팀은 양적 성과에만 집중하게 되고 영업팀은 “쓸모없는 리드만 준다”고 불평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CRM은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 책임 전가의 도구가 되어버립니다. “시스템에 다 기록되어 있는데 왜 성과가 안 나오냐”는 식의 논쟁이 반복되기도 하죠.
3. 글로벌 표준이 한국의 문화와 다르다
세 번째 실패 요인은 문화적 부조화입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CRM 솔루션들은 미국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위계적 조직 구조, 의사결정 과정, 고객 응대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에서는 영업 담당자 개인의 판단으로 즉석에서 할인을 제공할 수 있지만, 한국 기업에서는 팀장-부장-임원 단계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프로세스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시스템은 현실과 동떨어진 도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한국어 지원의 한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메뉴를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고유의 영업 용어나 보고 양식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면서 사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차와 언어 장벽 때문에 신속한 지원을 받기도 어렵죠.
CRM 도입에 성공 기업들이 선택한 4가지 공통점
그렇다면 CRM 도입에 성공한 기업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CRM 도입에 성공하는 기업에서는 아래 4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CRM이 ‘쉬운지’를 첫 번째로 고려한다
성공한 기업들의 첫 번째 공통점은 “사용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화려한 기능보다는 직관적인 사용성을 우선시했습니다. KT 알파는 리캐치 도입 이전에 기능이 더 많은 CRM을 도입했지만, 실제 사용하는 영업직들의 문화로 정착되지 않아 CRM 도입이 흐지부지 됐다고 해요. 이후 단순하고 직관적인 CRM 솔루션을 우선적으로 찾게되었고, CRM 리캐치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CRM을 조직의 일부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즉 CRM은 무엇보다도 영엽 담당자에게 쉬워야 합니다. 영업 담당자가 고객 정보를 찾기 위해 혹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3번 이상 클릭해야 한다면 혹은 3분 이상 헤메야 한다면, 그 시스템은 아무리 멋진 기능이 많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복잡하고 화려한 솔루션보다도 단순하고 쉬운 솔루션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습니다.
2. CRM에 협력할 수 있는 목표를 셋팅한다
CRM 도입에 성공한 기업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CRM을 갈등 해결의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마케팅팀과 영업팀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설계했습니다. 가령 한 IT 솔루션 기업은 ‘마케팅 생성 리드 중 유효 리드 비율’을 조사하며 마케팅 팀에도 ‘퀄리티’에 대한 지표를 도입했어요. 결과적으로 마케팅팀은 양보다 질에 집중하게 되었고, 영업팀은 마케팅 리드에 대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팀 목표는 달성했다”는 식의 부서 이기주의보다는 매출 증대라는 공동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성공 기업들은 영업팀이 독립적으로 리드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마케팅팀에서 넘어온 리드 외에도, 영업팀이 직접 발굴한 리드를 체계적으로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죠. 이를 통해 영업팀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었습니다.
3.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CRM을 선택한다
세 번째로 CRM 도입 및 안착에 성공한 기업들은 글로벌 브랜드의 명성보다는 한국 기업의 실제 필요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선택했습니다.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CRM 도입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한국 기업의 보고 체계와 영업 프로세스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복잡한 커스터마이징 없이도 기존 업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죠.
다음으로 즉각적인 현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차나 언어 장벽 없이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며, 한국 기업의 특수한 요구사항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를 제공합니다. 글로벌 솔루션의 복잡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라이선스 비용과 달리, 필요한 모든 기능이 포함된 명확한 가격 정책을 유지합니다.

4. 한 번에 끝내려 하지 않는다
네 번째 원칙은 점진적 접근법입니다. 성공한 기업들은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도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단계별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가령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핵심 영업팀 일부만을 대상으로 기본 CRM 기능을 도입합니다. 고객 정보 관리, 영업 파이프라인 추적 등 가장 필수적인 기능만 활용하면서 사용자들이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죠.
두 번째 단계에서는 파일럿 그룹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다른 부서로 확장합니다. 이때 마케팅 자동화, 이메일 발송, 명함첩 연동 등 부가 기능을 추가하죠. 중요한 것은 각 단계마다 명확한 성과 지표를 설정하고 측정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법은 실패 리스크를 분산시킵니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수정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며, 전사적인 혼란 없이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습니다.

글로벌 CRM vs 국내 CRM 무엇을 선택할까
글로벌 CRM 솔루션이 적합한 경우
- 이미 다국적 운영 체제가 구축되어 있고, 해외 법인과의 데이터 통합이 필수적인 경우
- IT 전담팀이 충분하고, 복잡한 커스터마이징과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우
-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대기업으로, 높은 비용 부담이 문제되지 않는 경우
국내 CRM 솔루션이 적합한 경우
- 신속한 도입과 즉각적인 성과가 필요한 경우 (3개월 이내 구축 목표)
- 한국 고유의 영업 문화와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경우
-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와 투명한 ROI 계산이 중요한 경우
- 복잡한 IT 인프라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한 경우
CRM 도입 성공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CRM이라도 사용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CRM 도입에 성공한 기업들은 CRM을 선택할 때도, 구축할 때도, 운영할 때도 항상 “실제로 이걸 써야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실 사용자를 위한 솔루션’, Tool for the End User는 리캐치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1위 솔루션이 꼭 우리 회사에게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는 것이죠. 지금 우리 조직에게 가장 적합한 CRM을 찾아보세요. CRM 도입은 단순한 시스템 교체가 아니라 조직이 고객과 더 가까워지는 여정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지금이 바로 그 여정의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
📌 CRM 도입 실패 방지 워크북 다운받기
